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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은 시인에게, 시 한 편의 감동이 잊혀져가는 시대 속에서 울림이 있는 넷플영화 스승의날추천


어제 집에서 넷플릭스 영화를 뒤지다가 눈에 꽃힌 '나의 작은 시인에게'
제목부터 확 끌렸는데 칸영화제에도 공식 초청받은 작품으로
선댄스 영화제에서는 감독상을 수상한 작품이라는 설명..
오랜만에 이런 작품성 있는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는 설렘에 어느새 영화를 실행을 시키고 있었다.



네이버 평점도 꽤 높았던 '나의 작은 시인에게'
내용과 리뷰를 짧게 적어보려고 한다.
매기 질렌할과 어린 파커세바크의 연기가 돋보였던 작품으로
내용과 분위기 상징적인 연출력이 돋보였던 영화이다.



주인공 리사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유치원 교사이다
그녀는 유치원에서는 교사로, 집에서는 아이들의 엄마이자 한 남편의 아내로 본분을 다하며 살아간다
정기적으로 시 수업을 들으러 다니는 것이 취미 정도로 보여지지만
그녀의 마음 속에는 예술에 대한 열정이 자리잡고 있는데 초반에는 그것이 크게 티가 나지 않다가
영화 후반부에 갈 수록 예술에 대한 욕망과 열정을 가진 본심이 드러나게 되고 이를 잘 표현한 영화..!


리사는 어느 날, 자신의 반에서 '지미'라는 다섯짜리 아이가 시를 읊는 것을 우연히 듣게된다.

'애나는 아름답다
나에겐 충분히 아름답다
태양이 그녀의 노란색 집을 두드린다
마치 신이 보낸 신호처럼'


이 영화가 참 표현력이 좋다고 느꼈던 장면이다.
어린 꼬마 지미가 읊은 시는 '한 줄기의 태양이 그녀의 노란색 집을 두드린 것 처럼'
잠들어있던 리사의 마음을 두드려서 그녀의 발거음을 돌이키게 만든다. 
마치 신이 보낸 신호처럼,
리사는 지미라는 아이의 시에 깊은 감명을 받고 지미를 주목한다.


리사는 보모에게 지미가 종종 이렇게 시를 읊는 버릇이 있는지 물어본다.
그리고 지미가 시를 읊을 때마다 내용을 메모로 기록해서 자신에게 전해달라고 부탁한다.

사실 리사는 자신의 자녀들이 매일 핸드폰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지적인 호기심도 없이 SNS에 메여서 하루하루 살아가는 모습에 불만이 가득했다.
겉으로 드러내지 못했던 불만이 드러나는 장면이 영화 중간에 나오는데
바로 리사가 자녀에게 훈계하며 "마음의 폭을 넓히라"는 대사를 하는 장면이다.
평소 자녀들에게 가지고 있었던 답답함을 해소시켜주는 인물로써 그녀에겐 지미가 더욱 돋보이게 되고
어린 아이의 순수한 시가 자신의 지적인 호기심과 욕망을 건드려주는 매개체가 된다.


지미는 영감이 떠오를 때, 시를 한 번에 읊어내는데 통째로 하나의 시를 완성하다보니
그 순간을 놓치면 하나의 아름다운 시가 사라져 버리는 것에 대해 리사는 진심으로 안타까워한다.
결국 그녀는 지미의 영감이 떠오르는 순간을 캐치하기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유치원 아이들이 잠을 자는 낮잠 타임이 있는데 그 때마다 지미를 깨워서 따로 불러내고,
시가 떠오를 때마다 자신에게 전화하도록 교육하는 등의 다양한 방법을 사용한다.
개인의 욕망이 표출되는 흐름을 자연스러우면서도 꽤나 긴장감있게 그려내서 보는 내내 흥미진진했다.


그녀는 자신의 시 수업에서 지미의 시를 발표하면서 자신의 시는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지미의 시는 큰 관심과 사람들에게 영감을 준다는 사실을 깨닫고 더 지미에게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시 수업을 진행하는 선생님에게도
시에 재능이 있다는 칭찬을 받으며 높은 호감을 사게 되고, 결국 시 낭송회에 초청받게 된다. 


리사는 '시 낭송회'에 어린 지미를 데려가보기로 결심하고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는 시인, 어린 아이 지미에게 날개를 달아주고 싶은 마음에
들뜬 마음으로 부모에게 시 낭송회를 같이 가고 싶다고 허락을 구하지만, 거절당한다.
지미의 아버지는 아이가 그저 평범한 아이로 자라길 바란다면서..



하지만 리사는 아버지 몰래 지미를 시 낭송회에 데려간다.
아이에게 시 낭송을 연습시키면서 자랑스러운 지미를 무대 위에 세운다.
그리고 이 후 결말은 스포하지 않겠다.
사실 엄청나게 화려한 엔딩이 아닌 소소하고 지극히 현실적인 엔딩이었는데
장면 하나하나가 상징적이고 시적인 영화였다..


예를 들면, 이 장면...
지미의 아버지가 지미를 다른 유치원에 옮겼을 때 리사가 지미를 찾아가서
잠겨져있는 문을 열고 나오게 유도하는 장면이었는데, 
마치 부모의 보호라는 울타리 안에 갇혀있는 지미를 꺼내주고 싶은 리사의 본심이 
상징적으로 담겨져있는 장면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지미가 리사의 말을 따라 스스로 이 문을 열고 나가는 장면을 보면서
지미 안에 있는 재능을 발견하고 그것을 끌어내주는 리사라는 존재 자체가
이 시대에 진정으로 필요한 부모이자 선생님의 역할을 잘 보여주는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작은 시인에게, 라는 영화는 마치 빛을 담고 있지만 빛을 드러내지 못한 
슬프고도 아름다운 시 한편을 보는 것 같은 영화였다. 
리사의 대사 중에, 
'세상이 널 지워버리려 해, 세상에 널 받아줄 곳은 없단다.
몇 년도 안 지나 너도 나처럼 그림자처럼 살게 될거야' 
라는 대사가 있었는데 이 멘트가 얼마나 슬프고 처절한지...

어릴 적 우리들의 마음 속엔 모두 열정과 꿈이 있었다는 것...
 이 꿈은 어느새 현실 속에 묻혀버리고
내가 읊는 시들은 듣는 사람이 없어서 빛을 발하지 못하고
그림자처럼 사라져버린 것은 아닌지...돌아보게 되었다.
그래도 우리 마음 속에 시 한 편의 감동은 늘 담아두고 살아가길 바라면서 이 영화 리뷰를 마친다.


나의 작은 시인에게 개인 감상 총평 ★★★★☆